뜨개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뜨개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막막했던 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조차 알기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뜨개 관련 영상과 정보가 차고 넘치지만 제가 처음 뜨개를 접했을 때만해도 패키지 kit을 사서 시작하거나 도서관에서 뜨개 관련 서적을 찾아보거나 가까운 공방에 가서 배우거나 하는 것이 제가 뜨개를 시작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이었습니다.

막상 시작해 보니, 기술보다 먼저 알아두면 좋았을 것들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뜨개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 알고 가면 좋을 내용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첫째, 실과 바늘은 ‘정답’보다 ‘손에 맞는지’가 중요합니다.
초보자용이라고 추천된 도구라도 손에 잘 맞지 않으면 금방 피로해집니다.
실과 바늘도 궁합이 있습니다. 제 경험으론 아크릴 실은 나무바늘로 뜨니 마찰 때문인지 잘 안따라 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어떤 울 실은 나무바늘로 뜰 때 코가 더 가지런하기도 하고 반대이기도 했습니다.

바늘은 저와의 궁합 또한 맞아야 했습니다. 치아오구가 한참 대유행을 했을 때 저도 구입해 사용했는데 전 실이 잘 미끄러져 따라오니 더 힘을 줘 잡게 되고 그러다보니 손목과 어깨에 무리가 왔습니다. 저처럼 실과 바늘을 세게 잡고 뜨는 사람에게 맞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후로는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 나무바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이지 개인 기호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세트바늘을 사기 보단 한두개쯤 써보고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되었을 때 세트바늘을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뜨개인이라면 장비욕 또한 무시할 수 없으니 일단 사서 장비욕을 채우며 행복을 만끽한 후 당근을 하거나 실에 맞는 바늘을 때에 따라 선별해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무바늘 vs 스틸바늘 vs 플라스틱바늘

막바늘 vs 줄바늘 vs 조립식바늘

당신의 선택은?
전 나무바늘 조립식바늘파입니다. (추후 사용 중인 바늘세트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처음부터 예쁘게 뜨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코가 고르지 않거나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뜨개는 손에 익는 시간이 꼭 필요한 작업이라는 걸,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예쁘지 않은 코는 용납이 안 되는 걸 어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욕심을 내려놓는 것을 배우는 과정조차 뜨개의 매력입니다.

셋째, 실수는 실패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풀고 다시 뜨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그 과정 덕분에 제가 선호하는 코 모양, 실 색상, 옷의 핏 등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어려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나쁘지 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초등시절 목도리를 뜨며 뜨개를 배운 게 전부였지만 본격적인 대바늘 뜨개의 시작은 양말, 인형, 풀오버였습니다. 초보라고 해서 꼭 목도리부터 떠야한다거나 소품부터 떠야해라는 건 없는거 같습니다. 대작일 수록 뜨면서 배우는 것 또한 많고 완성했을 때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으니까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독일언니의 유튜브 영상을 수십번 돌려가며 따라 뜨던 양말이, 그 완성이 저를 지금까지 뜨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 힘이 되었으니 난이도는 잠시 무시하고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전 아직까지 수세미는 떠본적이 없습니다. 수세미실의 난이도가 꽤 높다는 걸 아시나요? 그런데 수세미로 시작해 수세미로 뜨개를 끝내버리신 분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ㅜㅜ)

뜨개는 빠르게 완성하는 취미라기보다는,
천천히 손과 마음이 함께 적응해 가는 작업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이 글이 처음 뜨개를 시작하는 분들께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